최근 자동차 리뷰 사이트 중에 모트라인을 즐겨 보고 있다. 솔직한 리뷰가 장점이며 전문적인 분석과 가벼운 농담이 잘 조화되어 지식전달과 재미라는 두가지 덕목을 두루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리뷰를 보다보면 브랜드 밸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성비가 우수한 차도 있지만 단지 가성비가 아니라 성능이 우수한 차들이 기대한 만큼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특히나 수입차 시장은 절대적인 차량 가격이 높기 때문에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가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래서 단순히 성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차를 구매 함으로서 얻게 되는 본인의 이미지까지 고려하는 덕분에 특히 개인으로서는 나름 큰투자를 하는 만큼 모든 측면에서 투자대비 최대한의 아웃풋을 뽑아 내고자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최근 성능은 많이 향상 되었으나 그동안 낮게 평가된 브랜드 밸류 덕분에 작심하고 개발한 차량이 기대한 만큼 판매량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답답해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고민을 하는 제조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단기간의 투자로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바로 그 부분이 브랜드 이미지인데 성질급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단기간의 마케팅 투자나 심지어 투자도 없이 기존에 해왔던 동일한 마케팅 전략으로 현재의 상황을 해결해 보려고 하니 늘 실패를 반복하는 것 같다.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가 오너라면 손익에 연연하지 않고 몇년간은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보는 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업경영이 전문경영인을 통해 이루어 지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이를 극복하고 브랜드마케팅에 꾸준한 투자를 하는 것은 큰 모험으로 인식되고 경영진의 의사 결정시에도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에서의 브랜드 마케팅은 비용효율화라는 의제에 밀려 희생을 강용 당하는 사례를 여러번 목도 하기도 하였다. 실제 브랜드마케팅의 성과를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의 존재에 대해서는 늘 논란이 있으며 또한 도구가 있다해도 실제 경영진에게 매출 성장이 브랜드 마케팅 덕분인지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다. 브랜드마케팅 같은 어찌 보면 경영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도 전문경영인들에게는 쉽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존의 월급쟁이 사장들이 할 수 있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애시당초 그들에게 전략적 의사 결정은 있을수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계약 연장을 위한 KPI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목표들만이 그들의 관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중장기 비전을 세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KPI 세팅 역시 현재의 경영상황에서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은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본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얼마나 비전략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인지. 특히 이런 이슈들은 지독히 정치적인 부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 한참 잘 나가고 있는 미국의 IT 기업들은 아직 오너들이 주요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SNS 기업들이 그렇고 구글역시 마찬가지 이다. IT 기업은 아니지만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도 마찬가지 이다. 설립자들이 진짜 전략적인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런 결정들을 적시에 신속하게 하고 있어 적시 대응이 주요 덕목인 현재의 경영상황에서 이들 기업이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한국의 대기업만 해도 벌써 3,4세 경영이 일반화 되어 있다. 현재의 오너들이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기는 하나 그들이 주력 업종에 대한 이해나 열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고 그런 분야 보다는 세습이나 본인의 지분이 관심의 우선순위에 있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국내의 모대기업은 최근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만약 이 부분의 형제간 지분, 세습 문제가 없었으면 이렇게 신속하고 빠르게 진행이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반 사업분야 에서도 이런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장도 크고 대중의 관심도 큰 모바일 시장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되는 당시보다 현재 애플사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 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위는 과거 애플대 삼성의 구도가 아니라 애플과 기타 제조사들로 달리 불러야 할 상황이 되어 버렸다. 중국 업체들은 VALUE FOR MONEY 전략으로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애플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진입으로 2군 업체들과의 경쟁력을 더욱 벌리며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절대 강자 위치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7 언팩 행사를 통해 전작 대비 디자인, 카메라, 배터리, AP 성능, 방수 등 핸드폰의 핵심적인 부분의 경쟁력을 강화 함으로서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려고 하였으며 이는 언론 및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 어필이 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 하지만 정작 타겟으로 하고 있는 프리미엄 세그에서 얼마나 애플의 SHARE를 뺏어올 수 있을지는 시장의 반응도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단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차별화 되는 정도의 공감대만 형성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이 시점에서 언급되는 부분이 바로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이와 직접 연관되어 있는 브랜드 이미지이다. 모든 스펙에서 삼성은 애풀의 최신 모델인 iPhone 6s/6s+를 넘어서고 있으나 기존의 애플 고객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애플이 삼성보다 스펙이 좋았던 적이 있었냐고 말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무엇이 애플을 삼성과 그렇게 차별화 되게 만들었을까? 스마트폰 시장 초장기부터 지겹게 언급된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디자인(제품, 패키지, UI 등)이 10년 가까이 축척이 되면서 이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굳어진 상황이라고 판단이 된다. 이런 상황은 삼성을 비롯한 기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는 무척 답답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며 당장 단기간에 이를 극복할 솔루션을 찾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삼성은 하드웨어의 차별성을 더욱 강조하여 본인이 잘하는 분야에 있어 지속적으로 어필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본인 생각은 어설픈 소프트웨어 차별성으로 마케팅 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이 방법이 나아 보인다. 본인이 잘 하는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소구하여 이들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끈질기게 자사 제품의 장점에 대해 꾸준하게 어필하는 것이 핵심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단기간에는 손익율이 떨어질수도 있겠으나 마진율을 줄여가면서라도 프리미엄 세그에서 소재, 칼러 그리고 마감은 기본이고 SW 측면에서 확실히 차별화 되는 제품을 지속 출시하여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그런 진정성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투자를 누가 결정할 수 있을까? 과거 대비 동일한 시장가격에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재료비의 상승을 가져오고 이는 이익율을 악화시키게 되는데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너밖에 없는 것이 현재 한국 대기업의 현실인 것이다.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결코 쉬운 문제도 아니고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시지 쉽게 가늠하기도 어렵다. 잘못되면 책임을 져야 하고 심지어 과거 LG는 마케팅 강화전략을 사용했다가 기본기인 연구개발 부분의 역량이 약화되어 실적 악화가 장기화 되었으며 그 원인을 마케팅 전략 강화때문으로 돌리기도 하였다. 모든것은 실적이 대변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실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면죄부를 부여해서 더 나은 성과를 위한 의미로 해석해 줄 수 있기도 하다.
선택은 어려고 결정의 시간도 얼마 주어져 있지 않아 우리 경영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요즘이다.
